에세이 #05
소유의 분배
2026년 7월 4일, 2025년 초 이후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가 투자자가 되었다. 한 해 전에 통과된 법에 따라 연방정부는 아기 한 명마다 계좌를 열어 1,000달러를 넣어 주고, 이 돈은 미국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저비용 펀드에 투자된다. 그 계좌들이 바로 이날 운용을 시작했다. 금액은 적어도 그 밑에 깔린 생각은 크다. 나는 이것이 2030년대 정치의 중심이 될 물음에 대한 답의 첫머리라고 본다.
나는 공급에 대해서는 낙관하고 분배에 대해서는 비관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렇다. 2030년대 어느 시점에 조세를 통한 재분배가 시도될 것이고, 그 시도는 실패할 것이다. 제 몫을 할 수 있는 길은 소유 쪽에 있다.
무엇이 무너지고 있는가. 현대 경제는 과업을 통해 부를 분배한다. 일을 과업으로 쪼개고, 그 과업을 수행한 대가로 소득을 준다. X를 하면 Y를 받는다. 현대 경제가 만들어 낸 것을 나누는 방식은 이 한 줄이 전부다.
이 한 줄은 AI가 등장하기 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1980년대 초 이후 대부분의 나라와 산업에서 떨어졌고, 그 하락의 절반가량은 기계와 컴퓨터가 싸지면서 기업이 사람 대신 기계를 쓰게 된 결과로 설명된다. 자동화는 언제나 두 가지 효과를 낸다. 사람이 하던 과업을 기계에 넘겨 노동소득분배율을 끌어내리는 한편, 사람이 할 새 과업을 만들어 이를 다시 끌어올린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앞의 효과가 빨라지고 뒤의 효과는 약해졌다.
AI가 가장 깊숙이 파고든 직종에서 22~25세 노동자의 고용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줄었지만, 경력자의 고용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감소는 해고 없이 채용이 멈추는 방식으로 일어났다. 측정된 격차는 2026년 6월 기준 19%였다. 이 결과는 나온 지 얼마 안 되었고 논란도 있다. 덴마크 행정 기록으로 같은 문제를 살핀 연구는 직접 측정한 감소분 가운데 AI 탓으로 돌릴 수 있는 부분이 아주 작다고 본다. 논란이 없는 것은 균열이 난 자리다. 균열은 노동시장의 입구, 곧 젊은 층 쪽에 있다.
뻔한 처방이 버티지 못하는 이유. 재분배를 요구하는 정치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년 11월에는 민주사회주의를 내건 후보들이 뉴욕과 시애틀 시장 선거에서 이겼고, 갤럽 조사에서는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보는 미국인이 54%로 줄었다.
부유세와 현금 지원은 이미 시도되었고 실패했다. 이유는 높은 세율이 일할 의욕을 꺾는다는 해묵은 걱정보다 싱겁다. 세금을 매기려는 부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부의 주인들은 거주지를 옮기기 훨씬 전부터 면세 조항을 법에 끼워 넣고, 자산을 낮게 평가받거나 아예 감춘다.
Figure 6-2 The graveyard of the wealth tax
| Country | Abolished | Note |
|---|---|---|
| Austria | 1994 | |
| Denmark | 1997 | |
| Germany | 1997 | |
| Netherlands | 2001 | |
| Finland | 2006 | |
| Iceland | 2006 | Abolished 2006; reintroduced 2010–14 |
| Luxembourg | 2006 | |
| Sweden | 2007 | |
| France | 2018 | Abolished 2018; replaced by a property-only tax |
| Norway | still in force | |
| Spain | still in force | suspended 2008, reinstated 2011 |
| Switzerland | still in force |
Each bar is one country's individual net wealth tax. Black bars are still in force.
Source: Perret (2021), Fiscal Studies; OECD (2018), The Role and Design of Net Wealth Taxes in the OECD.
1990년 무렵 OECD 12개국이 순자산에 세금을 매겼다. 지금도 매기는 나라는 세 곳이다. 프랑스의 연대부유세는 과세 대상 자산이 수십 년에 걸쳐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빠져나간 끝에, 2018년 부동산에만 매기는 세금으로 축소되었다. 부와 그 주인이 움직일 수 있는 곳에서 나라별로 부에 과세하는 방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현금 지원만큼 실험 증거가 탄탄하게 쌓인 정책은 없는데, 그 증거 역시 같은 쪽을 가리킨다. 1,000명에게 3년 동안 매달 1,000달러를 주고, 매달 50달러를 받은 2,000명과 비교한 실험이 있다. 지원을 받은 사람들은 일을 약간 덜 했고, 취업해 있을 가능성도 약간 낮았다. 스트레스와 식량 안정에서 나타난 개선도 첫해가 지나자 사그라들었다. 현금은 자율성과 당장의 안도감을 사 준다. 하지만 현금을 준다고 자본의 주인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리고 지금 움직이고 있는 변수가 바로 소유다.
설계. 그렇다면 분배의 근거를 과업에서 소유로 옮기자. 노동소득분배율이 구조적인 이유로 떨어지고 있다면, 가계가 소득에서 제 몫을 지키는 길은 자신을 대체하는 자본의 한 조각을 소유하는 것밖에 없다. 모든 시민이 태어나면서 자동화 자본의 지분을 받게 하자. 모든 시민은 노동자가 되기 전에 투자자가 된다.
초기 형태는 이미 있다. 이 글 첫머리에서 소개한 미국의 계좌는 2025~2028년에 태어나는 모든 아이에게 적용된다. 코네티컷주의 베이비 본드(baby bonds)는 같은 일을 주 차원에서 한다. 알래스카는 40년 동안 모든 주민에게 석유에서 나온 배당금을 지급해 왔지만 고용에는 측정할 만한 영향이 없었고,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시민 1인당 약 38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내놓는 제안은 이 설계를 앞으로 수십 년이 요구할 규모까지 키우자는 것이다.
새로운 종류의 제도도 아니다. 두터운 중산층은 언제나 시민을 소유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홈스테드법은 미국 국토의 약 10분의 1을 개인의 손에 넘겼다. 전후 일본은 174만 헥타르를 소작농 475만 가구에 넘겨, 소작농이 경작하는 농지의 비율을 절반 가까이에서 10분의 1로 줄였다. 19세기가 토지를, 20세기가 주택 소유와 연금을 나눴다면, 21세기가 나눠야 할 것은 자동화 자본의 지분이다.
그 자본은 어디서 오는가? 움직이는 부에 매기는 세금에 주로 기대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이 설계가 벗어나려는 실패를 다시 쌓는 꼴이 된다. 재원은 세 곳에서 나온다. 첫째, 출생 때 지급하고 복리로 불어나도록 놓아두는 공공 종잣돈이다. 둘째, 새로 생기는 자본 자체의 몫이다. 국가는 자신이 허가하고 계통에 연결해 주는 에너지·컴퓨팅·자동화 설비의 지분을 받아, 노르웨이가 석유로 그랬듯 국고와 분리된 시민 기금에 담는다. 셋째, 기업과 부유층의 자발적 출연이다. 이들이 자선을 동기로 삼을 필요는 없다. 설비를 소유한 기업에는 값을 치를 수 있는 고객이 필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기술은 누가 사업체를 소유할 수 있는지도 바꾼다. 예전에는 사업체를 소유한다는 것이 사람을 고용하고 직원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뜻이었고, 이 고정비가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 규모를 정했다. AI와 로봇공학은 그 최소 규모를 줄이고,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사업체를 소유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소유를 퍼뜨릴 설계 없이 문턱만 낮아지면, 늘어나는 것은 사업을 꾸리면서도 자본은 전혀 소유하지 못한 사람이다.
왜 서둘러야 하는가. 제도와 인구는 서로 다른 시계로 움직인다. 분배 제도는 입법으로 만들 수 있으니, 일단 결정하면 몇 년 안에 작동한다. 인구는 법으로 만들어 낼 수 없다. 지금 태어난 아이는 첫날부터 고객이지만, 납세자가 되기까지는 20년이 걸리고 창업자가 된다 해도 40년이 걸린다. 2030년대에 분배를 제도로 만드는 일은 2050년대의 고객과 창업자와 납세자를 지금 사 두는 일이다. 법은 소득이 어디서 나올지를 정할 수 있어도 아이가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지는 못한다. 설계를 지금 시작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내가 보기에 이 흐름의 끝에서 투자자는 자금을 댄 대상을 만든 회사를 소유해서 보상받기보다, 그 대상이 쓰인 만큼 보상받게 된다. 누군가 어떤 것에서 실제로 혜택을 보았다는 사실을 싼값에 기록할 수 있게 되면, 대가는 그것을 만든 쪽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댄 쪽으로 곧장 갈 수 있다.
제도, 에너지, 노동 투입이라는 세 요소는 지금 서로 다른 나라에, 서로 다른 주인의 손에 흩어져 있다. 그 사이에서 어디에 설 것인가는 투자 논지 본문이 다루는 주제다.